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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사건] 장애 감수성 없는 재판부의 ‘황당’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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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5-15 10:18 조회6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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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 걸림돌 판결] 장애 감수성 없는 재판부의 ‘황당’한 판결
newsdaybox_top.gif2017년 11월 16일 (목) 08:18:27황현희 기자 btn_sendmail.gifopenwelcom@naver.comnewsdaybox_dn.gif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와 장애인권법센터는 15일 오후 12시, 서울시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2017 장애인인권 디딤돌・걸림돌 판결 선정 보고회’를 열었다.

이에 웰페어뉴스에서는 보고회에서 발표된 디딤돌‧걸림돌 판결을 소개하고자 한다.

올해의 수집‧분석 대상 판결은 지난해 6월~2017년 5월까지 선고된 장애인 관련 사건의 판결로, 디딤돌 판결 7건, 걸림돌 판결 4건, 주목할 판결 2건, 주제 판결 9건이 선정됐다.

판결 선정위원회는 ▲장애인인권법센터 김예원 대표 ▲법무법인 디라이트 김용혁 변호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제철웅 교수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최정규 소장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 등이다.

걸림돌 판결로 선정된 4건을 살펴보면, 대부분 재판부의 부족한 장애 이해에서 비롯된다. 장애인 거주시설 내 종사자와 거주인의 관계, 저상버스 기준 미적용, 교육훈련·자격취득 기회 없이 직업 박탈이 위법하지 않다고 하는 판결 등이 대표 판결이다.  

걸림돌 판결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 종사자가 장애인을 강제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했음에도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한 사례가 걸림돌 판결로 선정됐다.

종사자는 거주인들의 얼굴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등 폭행했고, 심지어 피해자가 하우측 다발성 골절을 입어 결국 흉복부 손상으로 사망했지만, 법원은 ‘종사자가 거주인들이 의사소통이 곤란해 자해로 인한 상해를 막기 위해 일정한 범위 내의 물리력의 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을 인정’한다며 폭행의 고의성이 없음을 판결하고, 종사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김재왕 변호사는 법원의 ‘물리력 사용 불가피’라는 판결은 최저기준의 원칙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종사자가 신체 개입을 하려면 이전에 다양한 수단을 사용해야만 한다. 또는 그런 수단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한 경우여야 한다. 그러나 ‘자해나 타해의 우려가 있어 물리력 사용 불가피’ 주장에 따르면 종사자는 거주인이 자해나 타해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게 되면 바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는 종사자가 장애인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다른 조치를 취했는지 등 신체적 개입이 최후수단이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뤘어야 했다. 그런 판단 없이 물리력 사용이 불가피했다고 인정하는 것은 결국 물리력 사용의 재량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무딘 판단으로는 거주시설에서의 장애인 폭행을 예방할 수 없다. 그래서 이 판결은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2층 버스는 저상버스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휠체어 전용공간 확보의무가 없다는 판결도 걸림돌로 선정됐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원고는 지자체에서 운행하는 2층 저상버스가 교통약자법에 정해진 길이 1.3m 이상, 폭 0.75m 이상의 휠체어 전용공간을 확보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확보하지 않아 전용공간에서 방향전환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다른 승객들과 달리 버스 정면을 응시하지 못한 채 타게 돼 차별 취급을 당했다고 피고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청구소송과 휠체어 전용공간 확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2층 버스가 자동경사판이 아닌 수동식 경사로가 설치돼있고, 뒷부문 통로면의 차실천장 높이가 1,900m에 미달하며, 경유를 연로로 사용하고 있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지급되는 저상버스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지 않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2층 버스는 저상버스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휠체어 전용공간 확보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설령 전용공간 확보 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접이식 좌석을 접어 휠체어 전용공간을 마련할 수 있고, 수동식 경사로를 통해 버스기자가 휠체어 이용승객의 탑승을 도울 수 있도록 점은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을 거부한 차별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 가령, 차별행위가 있다하더라도 이는 2층 광역버스 도입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현상으로 피고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위원회는 해당 판결을 통해 법원이 장애인 편의제공에 대한 감수성이 부적한 점을 지적했다.

최정규 변호사는 “경기도 2층 광역버스는 누가 봐도 저상버스인데, 저상버스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설사, 저상버스에 대한 정의규정이 없다면, 유추해석 등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는데 재판부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회사 손을 들어줬다.”며 “뿐만 아니라, 재판부가 차별행위라고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라고 판단한 부분은,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재판부의 시각이 아직도 장애인이 당연히 누리고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기본권이라는 점에 미치지 못함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디딤돌? 걸림돌? 의미는 있지만, 판결은 ‘글쎄’

연구소는 디딤돌, 걸림돌 판결 외에 ‘주목할 판결’을 따로 선정했다. 판결 내용은 의미있지만, 디딤돌이라 하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는 판결이 이에 해당한다.

염전 노예사건으로 알려진 지적장애인 노동 착취에 대해, 지난 2015년 재판부는 피고가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재산적 손해배상으로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금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존 임금 착취 관련 사건이 최저임금 기준이었다면, 해당 판결은 최초로 농촌일용노임을 적용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가 지적장애가 있으므로, 지능지수가 64세, 사회성숙도 지수가 27에 불과한 점을 들어, 40%의 노동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 농촌일용노임 상당 임금과 그에 대한 법정이자의 60% 지급을 판시했다.

최현정 변호사는 “염전 일의 특성상 고도의 지적능력이 필요하지 않다. 원고의 근로능력 평가 과정 없이 지적 장애가 있기 때문에 노동력 40% 손상된 상태로 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 해당 사건은 항소로 인해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만약 항소심에서 노동능력 상실 없이 농촌일용임금 그대로 판정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적 2급 장애인을 19년 동안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고, 상습 폭행을 한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징역 3년 형을 선고한 사례도 주목할 판결에 선정됐다.

당시 원고 측은 피고를 ‘노동력 착취를 위한 유인’, ‘상습 준사기’, ‘상해’, ‘장애인복지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기소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기소된 죄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각각 집행유예, 징역 3년의 판결을 선고했다.

김예원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수사할 때부터 다양한 범죄성립 여부를 검토하고 최대한 많은 죄명으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받아들였고, 특히 유인죄를 계속범으로 인정하면서 미지급 임금의 범위를 전체기간(19년)으로 인정했다. 이는 비장애인에 대한 장애인의 묵시적 주종관계를 고려한 좋은 판시.”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피고인들의 행위에 비해 선고형이 낮다. 재판부는 양형을 고려하면서 ‘피고인들이 악의에 기초 했다기 보다는 미흡한 인권의식으로 인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을 참작 사유로 기재했다. 이처럼 비장애인에 의한 장애인 학대사건 판결은 유독 ‘비장애인의 온정과 선의’가 언급된다. 강한 처벌을 내려야 함에도 ‘장애인’에게 제공된 온정이 감형의 사유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유사사례에 대해 부디 동등한 인간과 인간 사이에 발생한 범죄라는 점이 고려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