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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자문] [죽음의 절벽①] "장애가 죄? 국가가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발달장애 부모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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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7-12 11:26 조회4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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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아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의 마지막 금요일 ‘LAW 포커스’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5월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이 자신의 아들과 함께 투신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숨진 아들은 발달장애가 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에서 이 같은 비극적 소식이 잇달아 생기면서 이곳저곳에서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희 역 / 배우 정은혜]
“나쁜 년, 나쁜 년! 너는 안 믿지? 엄마, 아빠처럼 그러는 거, 내가 그림 그리는 작가인거! 너, 너, 너, 너, 너 나 버렸지? 7년 전에!”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한 드라마에서 나온 발달장애인 캐릭터.

실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배우가 출연해 보다 현실적인 묘사를 이뤄내며 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와 같을 순 없습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와 사는 부모가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생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입니다.

지난해 2월 50대 여성이 발달장애를 앓던 딸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여성이 숨졌고,

최근엔 암 진단을 받은 60대 어머니가 중증장애가 있는 30대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서울시와 서울시복지재단이 지난 4월 발표한 ‘고위험 장애인 가족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 돌봄자 374명 중 35%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36.7%는 우울·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자폐성장애와 지적장애를 모두 포함하는 발달장애인은 현재 등록된 수치가 지난해 기준 25만명을 훌쩍 넘습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국가의 개입과 지원이 없는 점을 성토하는 상황.

이에 지난 5월부터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중증 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보장’을 주장하며 집중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

“구축하라! 구축하라!”

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김영주 목사는 "장애가 있는 자녀를 돌보는 책임을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가해 한 가정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김영주 목사 / 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우리 사회는 마치 장애가 죄라도 되는 양 저들을 외면하고 장애가 있는 자녀를 돌보는 책임을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가함으로써 한 가정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죽음의 절벽 앞에 선 이들에게 정부는 어떠한 희망도 되지 못했다.”

이들의 요구는 한 가지, 바로 활동 지원 서비스 제공 시간을 24시간으로 확대하라는 겁니다.

발달장애의 자녀를 둔 임정훈씨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돌봄 부담이 오롯이 부모 등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호소했습니다.

[임정훈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동지부 회원]
“솔직히 아이를 재워놓고도 마음 편하게 잠을 자지 못할 때가 많거든요. 왜냐하면 저희 아이 같은 경우에도 갑자기 일어나서, 잠에 못 들어가지고 갑자기 일어나서 문을 열고 밖을 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이가 없는 경우도 있고 막 화장실에 가서 온통 화장실 다 뒤집어 놓는 ...”

미흡한 국내 지원체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는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습니다.

[신동국 교수 / 안산대 에이블자립학과]
“부족하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지원체계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한 내용인 것 같아요. 그래도 발달장애 자녀들의 학령기 때는 부모들이 어떤 시간적 여유가 있거나 그래도 괜찮은데 학령기가 마무리되면 그 이후부터는 오롯이 그냥 부모가 다시 또 평생을 함께 해야 되기 때문에 그 이후의 지원체계가 제대로 수립돼 있지 않았으니까 사실상 지원체계가 없다...”

[김예원 변호사 / 장애인권법센터 대표]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제도들은 많이, 정권이 바뀌거나 국회가 바뀌거나 하면서 계속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막상 발달장애인 당사자 그리고 가족이 느낄 때의 지원체계는 큰 차이점은 없어요. 쉽게 말하면 어떤 전달체계를 만들고 그 전달체계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신청을 하고, 또 신청을 통해서 판정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 사람이 어느 정도 중증인지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거기에서 제한된 서비스의 내용을 쪼개서 사용하다 보니까 실제로 많이 부족하다...”

지근거리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계속 받아야 하는 발달장애 아동들.

그러나 아이를 홀로 돌볼 부모들은 또 얼마나 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조수진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남지부 회원]
“이제 앞으로 그럴 일이 또 이제 졸업하고 나서 또 벌어지겠구나. 덜컥 겁도 나고 좀 답답하고 어떻게 살아야 되나, 뭐 이런 마음도 듭니다. 이 아이가 평생 제 몫이어야 된다는 게... 이 아이가 자립이 안 된다는 게... 그런 게 제일... 그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

법률방송 이혜연입니다.

출처 : 법률방송뉴스(http://www.lt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