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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선] ‘검찰 수사권 폐지’ 왜 문제라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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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7-08 14:26 조회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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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이 지난주 공개됐습니다.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인데요, 정치권에선 통과 여부를 놓고 연일 격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안의 주된 내용이 뭔지,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민의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개정안 핵심은 '검찰 수사 근거조항 삭제'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인 검찰청법 제4조와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없애는 겁니다.
 

검찰청법 제4조는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으로 검사의 직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개정안은 여기서 '범죄 수사'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또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는 내용인데, 이 규정은 통째로 사라집니다.


이 규정들이 없어지면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사라지게 됩니다. 개정안은 다른 '법률'에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검찰이 예외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왜 이런 법안을 만들었을까요?

법 개정 취지에 답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축소하는 것은 오래된 시대적 과제"라며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고 '영장청구 및 공소제기 및 유지'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남기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처럼 기소권을 가진 기관이 수사까지 도맡게 되면, 수사 결과에 대해 이른바 '확증편향'을 갖게 되고, 증거가 부족하거나 죄가 없는 경우에도 무리하게 기소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분리해 경찰은 수사를, 검찰은 기소를 각각 맡게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김오수 검찰총장, 사진 출처: 청와대 제공][김오수 검찰총장, 사진 출처: 청와대 제공]


■ 검찰 '직접 보완수사' 못 해…경찰 재수사 '요구' 실효성 있을까

문제는 검사가 수사를 못 하게 되면서, 경찰이 수사를 끝낸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근거도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 대부분은 경찰이 이미 수사를 완료한 사건입니다. 경찰 수사가 미진했는지, 혹은 무리한 부분이 있는지를 보충적으로 수사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든, 불송치(경찰이 사건을 무혐의로 판단해 검찰에 넘기지 않는 것) 결정을 하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사건을 다시 한번 직접 수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검찰은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해 달라"고 요청만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법률가가 지적하는 법안의 맹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경찰도 수사과정에서 실수를 할 수 있는데,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고 그 결정을 고집할 경우 이를 뒤집을 방법이 사실상 없어졌다는 겁니다.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송치한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의 경우, 사법경찰관이 이미 스스로 내린 결론을 정당화하면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불송치 결정에 대해 고소·고발인의 이의 신청이 있으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개정안에서 삭제됐다"면서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지연하거나 혹은 여전히 불송치 결정 의견을 유지하면 사건이 '종결'되지 않아 사건처리가 아예 안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검사는 '직무배제'를 요구하거나 '징계 요청'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문제는 실효성입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는 "감사원의 징계 요구조차도 지금 수용률이 떨어지고 있는 형편인데, 검사가 보완 수사 지연을 이유로 경찰에 징계 요구를 하더라도 경찰이 수용할지, 실질적인 통제수단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달리 '재정신청'의 대상조차 되지 않아 법원조차도 이를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 수사 지연 속 공소시효 지나면 누가 책임지나

검찰과 경찰의 의견이 서로 달라 검찰은 보완수사 요구만 계속하고, 경찰은 결론을 바꾸지 않은 채 송치를 반복하는 '핑퐁 게임 '이 지속되면 사건 해결은 멀어지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들만 희생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이후 경찰의 수사 지연을 지적하는 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검찰이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있는 기능마저 없애면 국민의 사법절차 접근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겁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있으신 분들은 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 본인이 주도적으로 증거를 찾는다거나 따로 이의 신청을 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면서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하고, 그 독점된 수사권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되면 이분들에겐 예상할 수 없는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으로는 도저히 기소할 수 없는 수준의 증거만 있는데 보완 수사 요구만 가능하고, 공소시효 만료가 코앞이라면 그 사건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그렇게 되면 그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 버린다.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결코, 검찰이 뛰어나서 수사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는 말도 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전혀 오류가 없고, 검찰이 굉장히 인권 감수성이 높아서, 아니면 능력이 뛰어나서 검찰이 (사건을) 봐야 된다는 게 결코 아니다"라며 "자기 마음대로 수사 개시와 종결을 할 수 있는 것과 그 과정 중에 위법과 부당함이 있는지 사건을 기소해야 하는 주체가 들여다보고 보완하게끔 하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커지는 경찰 권한…견제는 미비

경찰의 힘은 커졌지만, 견제 수단이 줄어든 것도 개정안의 문제로 지적됩니다.

경찰 구성원의 범죄가 발견된 경우 검찰이 예외적으로 수사에 나설 수 있지만, 범위가 제한됐습니다.

경찰관이 독직폭행이나 가혹 행위 등 직무와 관련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수사할 수 있지만, 음주운전이나 폭행, 성폭력 등의 일반범죄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건들은 경찰이 수사를 맡게 됩니다.

그동안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검찰이 받았다면, 앞으로는 경찰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또 기존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체포되거나 구속됐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검사는 즉시 체포나 구속된 자를 석방하도록 경찰에 명령'할 수 있었는데, 개정안은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경찰관이 이 요구를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했습니다.

다시 말해, 경찰관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할 경우, 석방하지 않고 계속 체포나 구속할 수 있도록 바뀐 겁니다.

헌법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체포, 구속영장을 경찰의 신청이 있어야만 검찰이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들도 위헌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런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중 13개 조항에 대해 '보완'이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어제(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권과 기소권 사이에 실질적으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될 수 있는 것인지 추가적으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