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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장애를 연기하지 않고 보여준 배우들...노희경 작가의 의미있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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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7-12 11:12 조회6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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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장세인 기자] 다운증후군·청각장애인 배우들을 발탁한 tvN <우리들의 블루스>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 드라마에서 장애인 배우가 출연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사회적 편견과 인식의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다.  

22일 <우리들의 블루스>에선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영옥(한지민 분)의 쌍둥이 언니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쌍둥이 언니가 다운증후군을 가진 발달장애인이라는 영옥의 가정사가 드러난 뒤 연인관계인 정준(김우빈 분), 주변 인물과 겪는 이야기가 주요하게 그려졌다. 

영희 역을 연기한 정은혜씨는 장애가 있는 배우로 캐리커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5년 옴니버스 영화 <다섯 개의 시선> 중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편에 출연했고, 오는 6월 2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에서도 등장할 예정이다. 드라마 출연은 <우리들의 블루스>가 처음이다. 

정은혜 배우의 호연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먼저 붙잡았지만, '영희'를 마주한 등장인물들의 현실적인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영희를 보고 놀란 기색을 감추지 않은 정준은 " 다운증후군 처음 보는데 놀랄 수 있죠. 그게 잘못됐다면 미안해요. 그런 장애가 있는 사람을 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 집 어디에서도 배운 적 없어요. 그래서 그랬어요. 다시는 그런 일 없어요”라고 영옥에게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영희 이외에도 청각장애를 가진 캐릭터 ‘별이’가 등장한다. 별이는 시장에서 커피차를 운영하며 ‘달이’와 자매다.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 이소별이 수어로 소통하며 연기한다.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모든 삶에 대한 응원'을 보낸 노희경 작가는 장애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장애인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도 '장애인을 연기하는 배우를 쓰지 않아 좋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특히 장애인을 곁에 둔 시청자들의 호평이 눈에 띈다. 

<우리들의 블루스> 유튜브 영상에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한 시청자는 “드라마에서 다운증후군, 청각장애(배우), 해녀 분 손자가 자폐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걸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어떤 드라마에서도 장애에 대해 이렇게 많이 언급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김우빈씨 대사처럼 어디서도 장애인에 대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으니까, 이런 드라마가 계속 나왔으면 합니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해외에는 장애를 가진 배우가 직접 연기하고 수상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제23회 미국 배우 조합상 등을 수상한 영화 <코다>의 배우 트로이 코처는 청각장애인이다. 

국내 드라마에서 장애인 배우가 얼굴을 비친 건 2006년부터다.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 씨는 2005년 영화 <사랑해 말순씨>에 출연한 이후 KBS <안녕하세요 하느님>, MBC 드라마넷 <피아노가 있는 풍경> 등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장애인 배우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사례가 쌓이면서 한국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는 장애인 배우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노희경 작가는 직접 협회 사무실을 찾아 장애인 배우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를 꿈꾸는 장애인은 늘어나고 있지만, 방송사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김은경 한국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 이사는 "2010년 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장애인 주연의 드라마는 방송사들이 방영을 꺼려해서 아직까지 방영을 못하고 있다. 많은 장애인 배우들이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 프로필을 보내고 있지만 무대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 다들 기다리고만 있다"며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영희'역을 맡은 정은혜씨도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데, 아직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연기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사회 곳곳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드라마뿐만 아니라 뉴스, 애니매이션 등에는 장애인을 접하기 어렵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장애인 배우가 직접 장애인 역할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사회의 모습 그대로를 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장애를 표현하는 콘텐츠는 당사자성뿐만 접근방식을 계속해서 고민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PD저널(http://www.pdjournal.com)